▶맑시즘2011 : 변혁이냐 야만이냐, 7.21(목)~24(일), 고려대학교, 주최_ 다함께
인터뷰/정리 앤윈 | 사진촬영/동영상 편집 노프
고등학교 때 SSBA라는 캐릭터 상품들을 처음 봤다. 친근하고 귀여운 캐릭터 상품이었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문구들이 참 센스있었다. 나중에 반전집회들에서 나는 똑같은 그림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때 그 쓰바였다. 전쟁 속에 있는 그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외치는 것마냥 쓰바의 캐릭터는 아주 사랑스러웠다.
쓰바 씨의 작업실을 찾아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홍대입구 역에 내렸지만, 그렇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홍대와 신촌의 중간쯤, 쓰바 씨의 작업실은 산울림 소극장 옆 다리 밑에 조그맣게 자리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요란하게 개울음소리가 들렸다. 꼬리를 흔들면서 짖는다는 야누스의 멍멍이 멍이는 정말로 그렇게 짖어댔다.
작업실 내부는 쓰바 씨의 작품들로 빼곡했다. 우리가 앉은 의자조차도 작품이었다. 멍이의 심리는 도무지 알기 어려웠지만, 쓰바 씨는 반갑게 우리들을 맞아주었다.
- 맑시즘 행사에 두 번째 전시회로 알고 있다. 어째서 맑시즘에서 전시를 하는 건지?
: 맑시즘의 취지에 동의하니까요. 이번 맑시즘 주제가 '고장난 자본주의, 대안을 말하다'잖아요. 우리들이 대안을 말해야 한다는 것, 또 진보적인 다양한 강연들. 그런 데에서 오는 문제의식을 맑시즘 자체와 많이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 이런 행사들에 작게라도 기여하고 싶기도 하고요. 일 때문에 평소에는 바빠서 활동도 못 할 때가 많거든요. 거기다가 맑시즘에 사람들이 왔을 때 이런 문화행사가 있으면 풍성해보이지 않겠어요? 평소에 활동하면서도 "여기서 보는 걸 전시회로 하면 참 좋겠다" 싶은 생각들이 많이 들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니 맑시즘에서 하는 게 매우 의미가 있죠.
- 전시의 취지를 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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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런 얘기를 반전 주제 다룰 때 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대중운동의 중요성에 대해선 많이 얘기했죠. 많은 아티스트들이 전쟁에 반대하면서도 단지 이미지만으로 반전을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좀 더 메시지가 확실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 활동을 촉구하는 작품이요. 현 상황에 대한 폭로도 당연히 중요하죠.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 라고 생각해요.
체제 하에 괴로워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들과 함께,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힘들을 그리고 싶었어요. 반전처럼 하나의 주제가 아니라서 좀 어렵긴 하지만(웃음) 해보려고 해요. 체제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대중운동, 더 커져야 하는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어요. 원래 사람을 그리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 히잡을 쓴 쓰바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쓰바 캐릭터는?
: 저 캐릭터는 저에요. 본격적으로 캐릭터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혼자 그려보던 거에요.
히잡을 쓴 쓰바 캐릭터는, 파병반대국민행동에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서 만들었어요. 그때 제가 <페르세폴리스>를 읽고 있었거든요. 이 캐릭터는 <페르세폴리스> 캐릭터의 패러디에요.
카이로에 반전 회의가 있어서 갔을 때, 이 쓰바 캐릭터가 있는 상품들을 팔았어요. 전 반응이 좋을 줄 몰랐는데, 엄청 인기였어요. 한 시간만에 다 팔렸죠.
- 정치와 예술을 접목시키는 아티스트로서 그 관계에 대해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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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은 굉장히 자연스럽죠. 제가 지금 정치와 멀어져있다면, 아마 제 그림엔 바로 그런 점들이 드러날 거에요. 제 삶 그 자체가 드러나는 거죠.
처음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느꼈던 건, 예술가들이 소극적이라는 거였어요. 윈디시티의 김반장과 '반전파티'를 열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 파티를 열었던 건, 안타까워서도 컸어요. 많은 밴드들과 많은 클럽들이 이 홍대거리에 있죠. 다들 나름대로 저항의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구체적이진 못해요. 무엇에 대해 저항하는 건지 애매했거든요. 물론 모든 예술이 분명할 필요는 없지만, 저는 제가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직접 그리기 시작한 거죠.
그러다보니까 정치와 예술을 굳이 구분지을 필요가 없다고 느껴요. 자연스럽게 제가 하고자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좀 더 과감하게 말할 수 있다는 건, 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인 거죠.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게 특별할 건 없지만, 제가 하는 행동들을 통해 이런 목소리를 내는 게 더 보편화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 영감을 얻는 곳은?
: 앞서 말했듯이 운동에 개입하면서 보는 것들부터, 신문이나 영화도 많고요. 어떤 것이 나한테 영향을 줘서 이런 그림이 나왔다고 하기엔 너무 여러가지인 것 같아요. 여러가지 문화와 정치적인 이슈들, 매체들, 좋은 글들…… 그냥 모든 '세상'이죠. 뭐라고 정의하긴 힘드네요.
- 작품과 관련해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 작년에 런던 맑시즘에서 쇼케이스를 했어요. 런던에 온 사람들이, 유럽 사람들 말고도 굉장히 다양했죠. 그런데 사람들이 다 굉장히 신기해하더라고요. 제가 한국에서 만들었던 반전 상품들을 팔았거든요. 제 작품이 좀 특이하긴 했던 것 같아요. 심각한 작품들 사이에 귀여운 캐릭터가 있으니까요. "이건 뭐야!" 이런 느낌으로. 나중엔 막 사재기하는 분위기가 되더라고요. 처음엔 많이 안 팔릴 것 같아서 후원한다는 말을 못했는데, 의외로 잘 팔려서 후원하게 되니까 존 몰리뉴 씨가 굉장히 기뻐하시더라고요.
그 때 이후로 요즘까지 여러 사람들에게서 메일이 와요. 어디서 또 살 수 없냐고. 이란에서도 한 번 메일이 왔었고요.
저는 저처럼 반전을 다루는 작가들이 영국에는 훨씬 많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걸 [대중적인] 캐릭터로 다루는 건 저밖에 없는 거에요. 사람들이 이런 캐릭터는 큰 작품들보다 쉽게 사갈 수 있죠. 또 기념품이 될만하기도 하니까요.
: 상품을 팔지 않고 전시만 하면 피드백을 받기가 쉽지 않아요. 주위사람들한테서나 겨우 받을까? 그것도 진짠지 잘 모르겠죠.
하지만 이런 캐릭터 상품은 무겁지 않잖아요. 쉽게 사가고, 귀여워하고. 전쟁에 반대한다면 보통 무거운 이미지를 연상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니까요. 생각이 전복되는 게 유쾌한 부분도 있고요. 디자인 요청도 많이 들어와요. 전에는 콜트콜텍 후원 티셔츠도 만들었어요. 그런 게 잘 팔리면 기쁘죠. 내 디자인이 도움이 되는구나 싶고.
: 처음에는 반전 스탬프 세트같은 걸 좀 모험으로 팔았어요.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잘 안 팔리는 건 사실이지만, 계속 만들었어요. 나중에는 쓰바가 전쟁에 반대해서 좋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반응에 대해 그렇게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다른 브랜드하고 좀 다른 거 같다는 얘기를 듣기도 해요.(쓰바 온라인 숍)
- 전시를 보러올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 편안하게 봐주세요. 맑시즘의 모든 강연마다 얘기하겠지만, 우리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늘 중요하죠. 저는 이 자본주의의 위기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말하고 싶었어요. 평범한 사람들이 거리에서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세계를 꿈꾸면서요. 우리는 이미 작년에 그런 경험이 있었죠.
개인적으로는 작년 촛불 때 영국에 있었던 것 때문에, 아쉬움이 컸어요. 그런 아쉬움 때문에도 이 전시회를 준비한 거고요. 우리 모두가 행동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걸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다 함께 연대해서 행동하자는 의미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오시는 분들 중에 그림 그리시는 분들이 있으면 이런 작업들을 함께 하자고 제안하고 싶어요. 여럿이서 같이 하는 전시라면 그만큼 할 얘기들도 많아지겠죠. 이런 공동행동에 함께 해 주실 분이 있으면 꼭 얘기해주세요!
맑시즘 말고도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쓰바 씨의 전시회가 또 진행된다고 한다. 쓰바 씨는 다양한 작가들이 여러가지 진보적인 목소리를 이 갤러리에서 내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주셨다. 쓰바 씨의 '함께 하자'는 더 넓은 목소리들을 앞으로도 더 가깝게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쓰바 작업실 책상 뒷편 작업장 책상 뒤에서 Out of Iraq를 외치는 쓰바 쓰바 작업실에 전시된 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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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당 물청소
코디팀은 강연장 내부뿐만 아니라 “팀별로 기획이 나오면 홍보물을 자르고, 우드락을 댄다던가 하는, [기획된 물품의] 사용 용도를 고려해 실제 제작을 하는” 제작 총괄의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맑시즘은 단순한 학술세미나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막식 장소예요. 맑시즘은 학술 세미나 성격은 아니거든요. 현실에서 벌어지는 이슈와 강연을 연결시키는 기획이 중요해요. 그런 기획에 맞는 코디를 해야겠죠. 특히 개막식이 중요하죠.”(맑시즘2009 개막식에는 이정아 쌍용차 가족대책위 대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등 다양한 사회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분들이 와서 연설한다.)론도
맑시즘에 와 보신 분이라면 강연장 내부에 배너와, 깃발로 수를 놓은 강연장을 보셨을 겁니다. 바로 토론과 이슈를 연결 짓기 위한 노력인 것이죠.
[올해 맑시즘은] 경제 위기 속에 대안을 모색하는 행사예요.
대안을 모색한다면, 현재 벌어지는 핵심적 저항과 토론을 연결할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면 ‘쌍용차 정리해고 철회하라’, ‘MB악법 저지하자’ 같은 배너로 그런 걸 표현하는 거죠.
경제 위기 속 우리 같은 서민들을 위한 대안을 찾는다면 바로 이런 문구로부터 출발해야할 것이다. 꼭 정리해고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정리해고 없이 이 위기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실제 이슈와 연결지어 이런 대안을 토론하는 공간이 바로 맑시즘2009인 것이다.
“작년 맑시즘이 촛불 관련한 운동의 확대ㆍ참여가 강조되었다면 올해는 경제위기 속에서 어떤 대안을 찾아야 할지 ‘정치적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한 토론을 기획했어요.”
참가자 중심의 기획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고,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가 있습니다. 행사기획을 하다 보면 기획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곤 하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되죠.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고속소녀
(고속소녀) 올해 처음으로 참가도 하고, 코디팀도 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세심하게 고려하는 걸 보고 놀랐어요.
맑시즘2009의 행사장소와 시간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종합안내도’는 ‘참가자 중심의 기획’에서 나온 것이다.
축제를 예로 든다면, 행사 전체 지도가 있을 거예요. 그런 전체 지도에 시간을 함께 써 주는 거예요. 그래서 시간과 공간에 관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어떤 역에서 차가 몇 시에 끊기는지 필요할 때가 있을 것이다. 지금 여기서 신당역에 도착하면 그 때 고려대로 가는 지하철이 있는지 궁금할 때. 그러나 지하철 전체 노선도에 시간 표시는 없다. 이번 맑시즘에서 강연장 코디팀은 그런 부족함을 채워 줄 안내판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참가자 중심의 기획’은 작년 참가자의 후기에서도 드러난다.
작년 맑시즘 참가자가 후기를 남겼는데, 강연을 듣고 나오면 더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이 어떤 책을 읽으면 되는지, 어떤 강연이 연관되어 있는지 눈에 띄게 소개되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는 내용이었어요. 올해도 이 점에 착안한 기획을 하고 있어요.
마붑씨의 이주노동자 관련 강연을 예로 들게요. 문화행사에서 마붑씨의 영화도 상영을 하기 때문에 마붑씨의 강연에는 문화 행사팀이 요구하는 홍보가 들어가야겠죠. 혹은 연대광장을 맡은 팀이 ‘이주노동자 관련 내용이 담긴 홍보물’을 요구할 수도 있어요. 또한 비슷한 주제의 책이 있다면 책방을 맡은 팀이 요구하는 홍보물을 배치해야 할 겁니다. 다양한 팀의 요구사항을 종합하고, 어떻게 적절히 배치하는지에 대한 고려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에피소드
강연장에 맞추어서 미리 사이즈를 재어 출력하고 지도도 만들어서 준비를 해왔었어요. 그런데 학교의 사정으로 장소가 바뀌어서 모두 다시 뽑아야 한다든지 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어요. 그리고 김규항씨의 강연은 주일에 교회에 가야하는 참가자들의 문의를 고려해 일정이 조정되었어요. 색깔로 강연제목을 날짜별로 코디했는데, 일정이 바뀌면서 이런 기획을 수정해야했죠.고속소녀와 론도 그리고 마라
답사를 미리해서 강연장의 사이즈를 모두 잴 뿐만 아니라 어떤 부분에 어떤 홍보물을 어떻게 붙여야 하는가를 계획하는데, 강연장소가 바뀌면 이런 작업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거죠.
참가자들이 함께 만드는 맑시즘
맑시즘은 자발적 스태프들과 함께 만드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고속소녀는 작년 촛불항쟁에 참가하면서 ‘다함께’를 알게 되었고, 올해 처음 맑시즘에 참가하는 거라고 합니다. 처음 참가하면서 동시에 기획에도 참여하게 된 거죠.
(고속소녀) 준비하면서 자부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다 자발적으로 하는 거잖아요. 자발적으로 아무 대가도 없이 하는데도 다들 옹기종기 모여서 열심히 하는 걸 보고 놀랐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여기 와서 함께 토론도 많이 했으면 좋겠고….고속소녀의 고속날개?;;
(론도) 강연장 코디도 마찬가지지만- 웹자보를 나르고, 포스터를 붙일 때 이걸 보고 사람들이 토론회에 관심을 갖겠구나, 그래서 오는 사람들이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그렇게 해서 맑시즘에 참가하게 된 사람들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활동을 할 생각을 하니 두근대고요. 참가하신 분들이 맑시즘에서 많은 것을 얻어갔으면 좋겠어요.론도의 손
강당작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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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준비팀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청중들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팀이 어쩌면 제작팀일 거예요. 포스터, 리플릿, 외부 안내물 등 우리가 볼 수 있는 많은 물품들을 바로 이 분들이 디자인하니까요. 그러면서도 실제로 작업하는 것은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눈치 채지 못하는 팀이기도 하죠.
이 분들이 포스터나 리플릿을 만들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맑시즘을 알 수가 없겠죠. 홍보도 못하고요. 이 분들이 ‘골방’에서 ‘고생’하시는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맑시즘을 알 수 있게 되는 거죠.
맑시즘2009가 열흘 남은 13일, 19시간 만에 처음으로 제작실 바깥공기를 마신다는 제작팀 모모 씨를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제작팀의 면모, 블로그팀이 전격 인터뷰를 통해 ‘파헤쳐’ 드립니다! ^^*
Q.제작팀이 하는 일은?
맑시즘 관련해서 사람들이 ‘보는 것’을 제작하는 거죠. 온라인 오프라인 할 거 없이요. 리플렛이나 포스터, 웹자보 같은 건 물론이고 강연장 안내용 화살표, 강연장 내부 안내표도 만들죠.
Q.그러면, 보기 좋게 홍보물을 만든다는 건가?
디자인에 열중한 모모 씨(게임 아님)
‘보기 좋게’라는 게 좀 애매한데, 이게 ‘보기’만 좋아서는 안 되거든요.
한국이 컨텐츠에 비해 디자인이 엄청 발달했어요. 영어랑 비교해 보면 딱 나오죠. 한국어로 된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북한 인구 빼고] 5천 만 명인데, 디자인은 한국이 거의 최정상급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이게 아주 부정적인 효과를 낳았어요. 쿡이나 S-oil 선전 같은 걸 보면 얘들이 무슨 서비스를 어떻게 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의 일반적 특성일 수도 있는데, 제품의 특성은 감추고 이미지로만 포장을 하는 거예요. 나쁜 제품도 이미지로 잘 포장해서 좋게 보이도록 만드는 거죠.
저는 이런 ‘보기’는 추구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효과적인 정보 전달을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하죠. 그걸 위해 예쁘게 하는 거예요. 말하자면, 제작팀이 만드는 홍보물들은 강연, 문화행사 등 다른 팀이 준비한 것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가교거든요. 가교만 예쁘고 건널 수 없으면 안 되는 거죠.
Q.맑시즘2009 포스터에 담겨있는 고려사항은?
‘컨텐츠 전달’이 우선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포스터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말해 은행, 스포츠 브랜드, 의류 광고 같은 것들과 비교하면 “예쁘다”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달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맑시즘2009를 한다”는 걸 알 수 있도록 하는 거였어요. 그리고 50여 개나 되는 강연이 있는데, 보기 좋도록 묶어서 배치하는 것도 고려 사항이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슥 봐도 뭔가 하나는 기억에 남도록 하는 거죠.
어쩌면 안 예쁘고, 투박하고, 촌스럽더라도 ‘내용’을 보고 ‘내용’이 기억에 남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작업은 ‘민주적 제작’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제작하는 사람들의 취향이나, 행사 준비 측에만 유리하도록 ‘포장’하는 게 아니라, 정보를 받아 보는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우리 행사의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제작한다는 거죠. 모든 디자인이 ‘보는 사람’ 입장을 고려하긴 하지만, ‘내용’을 솔직하고 충실하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사실 더 나은 사회를 바라며 만들어가는, 이윤을 중시하지 않는 행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지도 몰라요.)
Q.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제 때 잘” 나오는 거죠. 이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포스터, 리플릿이 늦게 나오면 행사를 알릴 기회를 놓치게 되니까요. 예컨대, 시간표가 애저녁에 나왔는데 계속 제작팀에 묶여있다면 안 되겠죠. 그러면 다른 모든 팀들이 영향을 받는 거예요. 당장 포스터 붙이려고 기다리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허탕치지 않겠어요? 홍보 늦어지면 참가자 확보도 늦어지고 어우~ 연쇄 작용이 심하죠.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제 때 잘”이라고 생각해요.
Q.말이야 쉽지만 실제로는 제 시간에 잘 내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우리가 하는 일이 모든 팀들의 결과물을 받아서 보기 좋게 버무려내는 일이다 보니까, 모든 팀한테 직접 영향을 받게 돼요. 리플릿을 하나 만든다고 하면 연사섭외팀- 문화행사팀- 놀이방팀- 서점과 가판 운영팀까지 최소한 네 개 팀의 영향을 받거든요. 리플릿 마무리 돼가는데 한 팀이 중요한 거 하나 추가하면 레이아웃이 다 엎어질 수도 있어요.
모든 팀의 결과물을 받아서 마지막으로 구현하는 팀의 특수성도 있어요. 각 팀은 대체로는 자신의 일을 잘 진행하면 되는 편인데, 포스터나 리플릿에는 준비된 행사들이 전부 들어가요. 그러면 각 행사의 비중을 고려해서 디자인해야 하거든요. 제가 아무리 문화행사를 좋아해도 시간표 자체보다 크게 넣을 순 없거든요.
텍스트가 급변하는 것도 난점 중 하나예요. 마붑 알엄 같은 연사는 <반두비>가 개봉하면서 많이 알려졌어요. 영화와 관련해서 더 알릴 필요가 있어졌죠. 이런 거 하나하나는 작아보이지만, 양이 엄청 많은 거예요. 이런 걸 조율하는 게 힘든 일이죠.
한정된 지면에, 각 행사의 비중을 고려해서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 그게 제작의 묘미인 동시에 난점이예요.
Q.가장 힘들었던 에피소드는?
저희는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다른 팀들이 하는 것만큼 열심히 하고 있어요. *^^*
2007년에 ‘맑시즘’이라는 이름을 처음 쓸 때… 그 때 포스터 시안을 서른여섯 개 만들었는데 그게 다 탈락했어요. 그러다가 마감 직전 30분 만에 디자인한 게 통과됐어요. (역시 ‘제 때’가 가장 중요한 거라는… ㅠ_ㅡ)
올해에는─ 이건 힘들다기 보단 새겨둘만한 일인데. 최근에 제가 바탕을 까만색으로 한 시안을 냈어요. 글자는 하얀 색이고요. 야심작이었죠. 그런데 배경색이 까만색이라 일거에 탈락했어요. 바탕이 까만색이면 글씨가 죽거든요. 정보전달이 목적인 홍보물에서는 쥐약인 거죠. 아쉬웠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었어요.
인쇄기술의 문제도 있고요. 보통 그런 식으로 디자인하면, 정해진 양보다 훨씬 많이 뽑은 다음 글자가 선명하게 안 나온 건 다 골라서 버려요. 그러면 돈도 훨씬 더 드는 거죠. 나이키 같은 큰 회사야 “까이꺼 두 배 찍어” 하겠지만 맑시즘은 안 그렇죠.
인터뷰하는 지금도 힘들다면 힘든 건데, 제가 어제 저녁에 제작실 들어가서 19시간 만에 밖에 나온 거 거든요. 오늘이 맑시즘 열흘 전인데, 이 때쯤 되면 다른 팀도 기획하던 일을 구현하는 단계에 들어오기 때문에 일이 확 몰려요. ‘골방’에서 나오질 못하죠. 작년에 제작팀 어떤 분은, 맑시즘 행사 기간에도 내내 일하다가 마지막 날에야 바깥에 나와서 자기가 만든 것들이 붙어있는 모습을 처음 봤대요.
강연을 많이 듣도록 권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힘들 때가 있죠. 올해는 준비 상태가 좀 좋아서 강연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후기
늘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일이지만 체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꼭 밥을 먹어야 한다면서 열심히 식사를 하시던 모모 씨 모습이 유난히 기억에 남네요. 늘 포스터를 붙이고, 리플릿을 나눠주면서도 제작팀에 대해서는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노고가 많으셨군요.
맑시즘은 보이는 곳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많은 분들이 열심히 일해주시기 때문에 이렇게 10회가 되도록 존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성공적인 맑시즘을 위해서 오늘도 디자인 시안들과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을 제작팀의 모두에게 맑시즘에 참가할 한 명으로서 박수를 보냅니다 :)
[덧] 인터뷰를 마치고 모모 씨는 이틀 동안 집에 가지 못하고 제작실에 틀어박혀 포스터만 디자인했다고 했습니다. 포스터 마감 시한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제 때 포스터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든든함이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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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2011 : 변혁이냐 야만이냐, 7.21(목)~24(일), 고려대학교, 주최_ 다함께
얼마 전 친 이명박 성향으로 보이는(!) 경기도 교육위원 분들(!)이 아이들의 무상급식 예산을 절반 깎아 충격을 줬죠. (초딩과 싸우다 못해 이젠 밥까지 뺏아먹는 사람들이 이 나라...) “여성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회의 민주주의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죠. ‘여성’ 대신 ‘아이’를 넣어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아마도 이명박은 이해 절대 못할 겁니다. 맑시즘이 왜 무료 놀이방을 운영하는지 말입니다. 그럼 이제, 그 취지와 프로그램을 소개하도록 하죠! (아이들을 실제 맡기실 어머님들, 프로그램이 우선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완전 신뢰감 팍팍주는 동영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프로그램 소개 보기)
다른 토론회에선 보기 힘든 놀이방을 맑시즘에서는 계속 하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홈페이지를 보니 냉방시설, 놀이기구, 응급약품, 수유실, 수면실, 식사와 간식제공(헉헉……)까지! 정말 꼼꼼하게 준비가 돼있던데. 다함께는 비영리단체고, 놀이방은 무료인데 재원은 어디서?
네, 기업이나 정부로부터 후원받는 걸 거부하고 있는 단체죠. 근데 사실 다 돈이에요. 돈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데. 그나마 그 돈이 메워지는 건 다 회원들의 지원과 노력으로 이뤄지고 있는 거죠. 꼭 돈이 아니라고 해도 자기 아이가 가지고 놀던 놀이기구나 놀이용품들을 대여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보육 선생님들도 놀이용품들을 기꺼이 대여해주시고요. 또 특별히 돈 많이 들인 곳들처럼 세련된 건 아니지만, 저희가 손으로 열심히 하나하나 만든 수유실, 수면실도 있죠. 아이들이 재밌게 놀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려고 매년 놀이방을 열심히 만들어내는 회원들이 있으니까요. 참, 응급약품 같은 경우에는 지방에서 소아과 전문의로 일하시는 박일성 의사 선생님이 지금껏 맑시즘에 계속 참가하시면서 최고급 약품으로 약상자를 만들어서 보내주시고 있어요. 올해도 새 의약품을 채워서 보내주시기로 했구요. 식사도 사 먹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맑시즘 준비팀이 집에서 다 만들어 와요.
아이들은 몇 명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그리고 놀이방 매트나 시설 같은 걸 우리가 다 리모델링하다보니까 역시 시간이랑 체력이 많이 필요하죠. 제대로 잠도 못 자고 계속 일만하다가 사흘째쯤 되면 아이들이 낮잠 자는 게 눈물나게 부러워져요. 저번에는 어떤 아이가 품에서 계속 안 떨어지는 거예요. 내려놓으면 울고 안으면 자고. 재우느라 계속 안고 있다가 안은 채로 저도 아이랑 낮잠 자버린 적도 있어요.(정말 꿀잠이었다고...)
또 한 번은 좀 큰 아이가 전쟁놀이를 하자고 했어요. 그러더니 다른 애들한테 공 던지고 때리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데리고 나가서 ‘왜 전쟁놀이를 하고 싶니’ 라고 물어봤더니, ‘심심해서’ 라고 대답하길래 ‘안 심심할 수 있는 다른 놀이도 많다’고 얘기하고는 그 애가 다른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고 이끌 수 있는 놀이들을 하자고 했어요. 그러니까 즐거워하면서 그 놀이들에 참여하는 걸 본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제일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계속해서 놀이방을 매년 운영하면서 단 한 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다는 점이죠!
부모님들 반응은 어떤가요?
특히 어머니들이 정말 좋아하세요. 우리가 놀이방을 돈 받고 영리적 목적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라 활동의 일환으로서 운영하는 거잖아요? 놀이방이 가지는 정치적인 의의가 있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우리는 영리랑 아무 상관없이 당연히 아이들을 존중하면서 생활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준비하고, 꼼꼼하게 준비하게 되는 거죠. 그걸 알고 있으니까 신청해서 한 번 아이를 맡기셨던 부모님들은 꼭 다시 아이를 맡기러 오세요. 그러다보니 현빈이나 메이처럼 매년 만나게 되는 아이들이 있죠. 자라는 걸 매년 지켜보고 있다고나 할까요. 어떤 어머니들은 좋은 강연을 자신들만 들으시고 우리 놀이방팀은 애들 보느라 못 듣는다고 안타까워하시기도 하세요.
이번에는 어떤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나요?
(아이들 실제 맡기실 어머니들은 동영상 보세요! ^^ 자세하게 설명해 주십니다.)
비눗방울 놀이라는 게 있는데, 저희가 비눗방울을 불어주면, 아이들이 비누방울을 붙잡기도 하고 터뜨리기도 하는 놀이에요. 집중력을 키워주기 위한 거죠.
다 같이 협동해서 공을 나르는 게임도 있고, 아이들에게 무해한 클레이 점토로 동물 모양을 만들기도 해요. 자기가 만든 동물을 따라하면서 훌라후프로 엉덩이 건너뛰기 같은 것도 하구요. 그리고 하늘이랑 바다에 자기가 원하는대로 종이를 접어넣어서 채우는 창의력 게임도 있어요. 다함께 주먹밥을 만들어서 같이 먹기도 하구요. 산책 나가서 체조를 배우기도 해요.
보육교사 선생님들이 준비팀과 함께 회의를 하면서 놀이들을 준비해요. 하지만 준비하는 회원들이 다들 열의가 있어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놀이를 개발할 수 있는지 책들을 찾아보면서 연구해서 오는 일도 많죠.
후기
같은 맑시즘 준비팀이었지만 이렇게나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야 알게 됐습니다.
그만큼 팀 하나하나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땀이 들어간다는 사실이죠. (후훗, 알고보면 이 블로그팀도 그런 땀과 노력이!)
이런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맑시즘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이 때문에 토론회 못 오신 분들, 걱정하신 분들, 걱정 말고 맑시즘에 오세요! 아이를 정말 사랑하시는 이슬기 선생님이 아이들을 꼭 안아 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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