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시즘2011 : 변혁이냐 야만이냐, 7.21(목)~24(일), 고려대학교, 주최_ 다함께
앤윈
장시복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던 경험이 두 번 있습니다. 저는 경제학에 있어서는 정말 머리가 안 돌아가는데도 불구하고, 장시복 교수님의 강연은 흥미진진하게 들었었죠. 작년에서 올해 5월까지 이어지던(아직까지도 그 여파가 충분히 남아있는) 그 무시무시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어떻게 해서 일어나게 되었는지, 어떻게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을 계속해서 하락시켰는지, 구조 자체가 얼마나 취약해졌는지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정말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맑시즘2009, 장시복 교수 강연 : 자본주의는 왜 위기에 빠지는가?
장시복 교수님의 저작 《풍요 속의 빈곤, 모순으로 읽는 세계 경제 이야기》는 자본주의라는 구조가 어떻게 자본의 ‘세계화’를 점점 더 가속시키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런가하면, 초국적기업들이 상징하는 ‘풍요’의 이면을 조명하면서 자본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대안 세계화 운동(‘다함께’ 같은 단체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요!)을 소개하기도 하죠. 장시복 교수님의 초국적기업에 대한 의견은 책세상문고에서 나온 《세계화시대 초국적자본의 실체》라는 책에도 상세히 서술되어 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만일 미국발 세계경제의 위기의 여파로 한국경제의 구조적 모순들이 폭발하고 이 정부의 위기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한국경제는 상상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아 휘청거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감세정책이나 종부세 논란, 비지니스 프렌들리 정책 등 지금까지 추진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볼 때 위기로 인한 고통은 절대 다수의 노동자들, 농민들, 빈민들, 사회적 약자들이 짊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 실패의 책임을 여기저기에서 떠맡고 ‘희망퇴직’을 강요당하는 노동자들의 삶은 지금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케인스주의
이번 금융 위기를 통해서 신자유주의 모델의 실패는 명약관화해졌습니다. 장시복 교수님은 ‘케인스주의로 돌아가려는 시도가 존재할 것’이라고 이야기 해 오셨는데요. 실제로 최근 그런 논의가 활발하죠. 이에 대한 장시복 교수님의 코멘트를 봅시다.
이번 위기는 신자유주의의 실패를 알리는 것만은 분명하지만 과거 케인스주의식의 사회모델 역시 실패로 판가름난 상태 … 케인스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풍요 속의 빈곤, 모순으로 읽는 세계 경제 이야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문제의 원인은 자본주의라는 구조 그 자체에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맥락에서 오바마의 뉴딜에 대한 장시복 교수님의 분석 역시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맑시즘2009, 장시복 교수 강연 : 오바마의 ‘뉴딜’은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지금껏 장시복 교수님은 “새로운 레짐의 출현”이 없이는 위기가 반복될 뿐이며, 이 신자유주의의 붕괴는 새 체제의 출현이 없이는 극복되지 않을 거라고 주장해오셨는데요. 오바마의 ‘뉴딜’ 역시도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서 케인스주의의 맥락에서 논의되고 있는만큼 어떤 식의 비판과 대안을 제시할지 굉장히 기대됩니다.
맺으며
자본주의 구조 자체에 대해 마르크스 경제학자다운 냉철한 분석을 하면서도, 장시복 교수님은 그 구조 속에서 희생당하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인간적이고 따뜻한 시선을 항상 견지하는 글을 쓰셨죠. 그 수치들 속에 숨어있는 끔찍한 고통들에 대해서 결코 간과하지 않으셨습니다. 경제학자로서 이 체제의 모순과 불황의 반복에 대해서 밝혀내면서도, 그 ‘풍요속의 빈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새로운 레짐’을 제시하는 다정한 시선들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은 ‘비관론’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비관만은 아닐 거예요. 더 넓은 세계의 더 새로운 구조들을 꿈꾸고 있으니까요. 장시복 교수님의 강연, 많이들 오셔서 함께 세계경제의 구조와 미래에 대해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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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2011 : 변혁이냐 야만이냐, 7.21(목)~24(일), 고려대학교, 주최_ 다함께
나는 개인적으로 정성진 교수(정성진 교수 홈페이지)의 글을 정독해 왔는데, 2007년부터 경고한 경제 위기가 맞아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깊은 신뢰를 갖게 됐다.
정성진 교수는 당시에 이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자본주의 전체의 위기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고, 맞아떨어진 것이다.1 정성진 교수의 글을 인용해 본다.
많은 경제 평론가들은 이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발(發) 세계 신용위기는 이미 끝났다고 주장한다. 혹은, 아직 끝나지 않았더라도, 이것이 미국 실물경제의 위기나 세계경제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단지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 이윤율 저하의 위기, 지급불능의 위기에서 비롯된 위기이기 때문에, 이번 연준의 재할인율 인하와 같은 긴급 유동성 공급은 임시변통책 이상의 것이 될 수 없다.
…
지난주 말 연준의 재할인율 인하 이후 세계 증시가 급반등했음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발 세계 신용경색이 극복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정성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 유동성의 위기인가, 세계대공황의 전조인가?, <맞불> 55호 | 발행 2007-08-25
정성진 교수가 최근에 공저자로 참여한 책
날카롭고 솔직한 예측
2008년 9월 금융 공황이 밀어닥치기 5개월 전, 정성진 교수는 “신자유주의 ‘금융화’ 모델의 붕괴”라는 칼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발 세계경제 위기가 진정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그러나] 본격적인 위기는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발 신용 경색은 단순한 금융 위기가 아니라, 지난 1980년대 이후 새로운 자본축적 체제로 간주되거나 혹은 기대돼 온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모델의 총체적 붕괴의 시작을 알리는 사태이기 때문이다. … 위기가 신용과 금융 부문에서 끝나지 않고 실물 부문으로 광범하게 확산ㆍ심화되고 있다는 조짐은 이번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 이번 금융 위기는 단순한 ‘유동성의 위기’가 아니라 지난 1970년대 이후 시작된 실물 부문 이윤율의 장기 저하에 기원한 ‘지급불능의 위기’를 배경으로 한 것이며, 이러한 위기를 ‘금융화’라는 ‘가공자본’의 창조를 통해 모면 또는 지연하려는 시도가 최종적으로 파탄났음을 보여 준다. …
자본주의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암울하다.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폐지하고 민주적 참여계획경제로 시급히 전환해야 할 이유다.
정성진, 신자유주의 ‘금융화’ 모델의 붕괴, <맞불> 82호 | 발행 2008-04-14
위기 이후에 정성진 교수의 예측은 더욱 빛났다. 위기가 진정되고 있다는 주류 경제학의 정직하지 못한 전망 속에서 정성진 교수는 꿋꿋하고 정직하게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70년대 이래 장기불황
2006년에 쓴 칼럼에서 정정진 교수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요컨대 2006년 세계 경제는 아직 1973년 이후 시작된 장기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지난 2001년 불황 이후의 일시적 회복도 곧 사그라들 전망이다.”(장기 불황 속의 세계 경제, <맞불> 10호 | 발행 2006-09-02)
정성진 교수가 금융 공황 이후 쓴 칼럼인 “월스트리트 자본주의 모델의 종말”에는 이번 위기에 대한 정 교수의 생각이 잘 나와 있다.
이번 위기를 촉발한 직접적 원인은 2001년 미국의 주가거품 붕괴에 따른 불황을 연준이 연속적인 금리 인하와 저금리 정책으로 대처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주택 가격 거품의 팽창과 붕괴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반노동 공세에서 노동으로부터 자본으로 가치 이전과 양극화가 초래한 사상 유례없는 분배의 불평등, 즉 대내적 불균형의 심화와, <그림 1>에서 보듯이 미국의 쌍둥이 적자와 동아시아 수출국ㆍ산유국으로부터 달러 환류에 기반을 둔 이른바 “2기 브레튼우즈 체제”의 불안정성의 심화라는 글로벌 불균형을 배경으로 한다.
더 근본적ㆍ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이번 위기는 1970년대 이후 이윤율의 장기 저하에 따른 장기불황의 연장선에서 발발한 것이다. 이번 위기에서 특징적인 것은 위기의 불가측성인데 이는 무엇보다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과정에서 “부채의 증권화”와 파생금융상품의 확산에 따른 금융 불안정성과 불투명성의 증대에 기인한다.
마침
물론 정성진 교수는 자본주의의 놀라운 회복력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지만, 그런 회복력에도 불구하고 근본적 위기가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는 면에서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의 말 하나를 인용하고 마친다.
물론 지난 5백 년 자본주의 역사에서 입증된 자본주의의 놀라운 자기 변신 혹은 혁신 능력과 자기 적응을 통한 생존 능력을 감안할 때, 이번 세계경제 위기가 세계자본주의의 최종적 파국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힘들다. 무엇보다 자본은 노동대중에 대한 착취 강화와 영구군비경제ㆍ전쟁을 통한 자본가치의 파괴에 의거해 수익성을 제고하는 ‘고전적’ 생존 수단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피크 오일’의 임박 등에서 보듯이, 자본주의는 금융거품의 주기적 형성과 폭발 및 노동대중에 대한 착취 강화와 자본가치 파괴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 의존해 축적 위기를 봉합할 수밖에 없는 내재적 한계뿐 아니라, 화석 자원의 고갈과 생태 위기라는 외부적 한계에도 봉착하고 있는 듯하다.
정성진, 신자유주의 ‘금융화’ 모델의 붕괴, <맞불> 82호 | 발행 2008-04-14
[덧] 정성진 교수의 토론자로 흔쾌히 나서 주신 유철규 교수님의 입장은 유 교수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 유철규 교수 홈페이지 (가능하면 다음 글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 정성진 교수의 글을 읽은 몇몇 친구들은 주변에 주식시장에서 탈출하라는 조언을 했는데, 미네르바 만큼은 아니라도 정성진 교수가 몇몇 서민들을 경제 위기의 타격에서 구해낸 것만큼은 분명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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