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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스노볼
‘두산’대학교를 아시나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2008년 여름(촛불이 한창일때죠^^) 두산 기업이 중앙대학교를 인수합니다. 그리고 두산 기업은 중앙대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개조하기 시작합니다. 기업의 쓸모에 맞게끔 대학을 재편하는 것이죠. 마치 부실 기업을 구조조정 하듯이 대학을 구조조정 하는 것입니다.
중앙대 신입생 정원 4천5백여 명 중 경영대 정원을 최대 1천2백 명까지 확대하겠답니다. 그리고 기초학문을 다루는 인문대학, 자연과학대학, 예술대학내의 학과들은 대부분 축소 통폐합 됩니다. 이것이 바로 두산이 말하는 효율인 셈이죠. 하지만 자유로운 학문과 진리탐구에 있어서 가장 비효율, 심지어 재앙인 것은 다름 아닌 대학의 기업화입니다.
게다가 2010년 2월까지 87명의 정규직 행정직원이 쫓겨났습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계약직 행정조교와 교육조교는 415명(2009년 11월 기준)으로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이것이 바로 ‘두산’대학교의 실체입니다.
최근의 성균관대학교도 경영대, 의대, 약대를 제외하고 인문사회, 자연과학 단과대들을 문리대로 전부 통합해 신입생을 모집하려 하고 있습니다.(<레프트21> 성균관대 새 학제 개편안 - 시장이 선호하는 대학만들기) 성균관대학교가 진정으로 ‘삼성’대학교로 거듭나려 하는 것일까요?
학문의 전당인 대학이 기업에 부속되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특수성은 아닙니다. 영국의 좌파 활동가이자 대학교수인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마르크스21》<신자유주의와 대학 구조조정>에서 이를 분석한 바가 있습니다.
그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윤추구와 연구 기반을 위해 대학을 종속시키고 이를 위해 교수 및 교직원들의 경쟁을 심화시켜 그들의 처지가 점점 더 열악해짐을 지적하였습니다. 물론 몇몇 스타 교수들을 빼고요. 때문에 교수들이 강의가 아니라 자신의 평가 기준인 연구와 논문 발표에 집중하는 경향이 생긴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기업화된 대학은 열악한 재정지원과 높은 등록금으로 인해 사회적 불평등이 세습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대학은 직업 훈련소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더욱 기분 나쁜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졸업 후 양질의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4년제 대학의 평균 정규직 취업률은 2006년 58.4퍼센트에서 2009년 48.3퍼센트로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남성 대졸신입직원의 평균 나이는 29세로 10년 전보다 3세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레프트21> 대학의 기업화와 저항)
맑시즘 2010에는 중앙대학교 당국과 두산 재단을 비판해온 중앙대 김누리 교수의 강연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대학 기업화와 학문 공동체의 붕괴, 그에 맞선 저항’(23일 12:00 ~ 13:30)이 바로 그것입니다.
강연을 하실 김누리 교수는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서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 다른 동료 교수님들과 함께 시국선언을 발표하시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시국선언 발표로 인해 2009년 인문한국(HK) 지원 사업 심사에서 1위를 차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선정에서 탈락하는 보복을 당하기도 하셨습니다.
아무튼 대학의 기업화에 반대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김누리 교수님의 강연이 많은 영감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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