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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2 17:27

얼마 전 친 이명박 성향으로 보이는(!) 경기도 교육위원 분들(!)이 아이들의 무상급식 예산을 절반 깎아 충격을 줬죠. (초딩과 싸우다 못해 이젠 밥까지 뺏아먹는 사람들이 이 나라...) “여성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회의 민주주의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죠. ‘여성’ 대신 ‘아이’를 넣어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아마도 이명박은 이해 절대 못할 겁니다. 맑시즘이 왜 무료 놀이방을 운영하는지 말입니다. 그럼 이제, 그 취지와 프로그램을 소개하도록 하죠! (아이들을 실제 맡기실 어머님들, 프로그램이 우선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완전 신뢰감 팍팍주는 동영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프로그램 소개 보기)

다른 토론회에선 보기 힘든 놀이방을 맑시즘에서는 계속 하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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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본주의 사회는 보육과 가사노동의 책임을 대체로 여성들에게 부과하죠. 경제적 생산활동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여성들은 보육의 책임이 더 크다고 여겨지구요. 그 노란색 기름회사 *쓰오일 CF를 보고 전 굉장히 마음이 아팠어요. 남편도 챙기고, 아이 공부도 챙기고, 엄마는 슈퍼우먼이라고 하잖아요. 씁쓸하죠. 맞벌이는 ‘자연스러운’ 풍조인데 맞양육은 전혀 자연스럽다고 여겨지지 않고요. 여성들한테 심하게 부과되는 노동이긴 하지만 남성들도 양육의 노동에서 아주 자유로운 건 분명히 아니에요. 쉬는 날에는 아이와 함께 보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진보적 정치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정치에서 소외되도록 만들죠. 그런 사람들에게 잠시 아이를 맡기고 안심하고 포럼을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겁니다. 사회와 가정에서 이중노동으로 억압받는 여성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에요.

홈페이지를 보니 냉방시설, 놀이기구, 응급약품, 수유실, 수면실, 식사와 간식제공(헉헉……)까지! 정말 꼼꼼하게 준비가 돼있던데. 다함께는 비영리단체고, 놀이방은 무료인데 재원은 어디서?

네, 기업이나 정부로부터 후원받는 걸 거부하고 있는 단체죠. 근데 사실 다 돈이에요. 돈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데. 그나마 그 돈이 메워지는 건 다 회원들의 지원과 노력으로 이뤄지고 있는 거죠. 꼭 돈이 아니라고 해도 자기 아이가 가지고 놀던 놀이기구나 놀이용품들을 대여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보육 선생님들도 놀이용품들을 기꺼이 대여해주시고요. 또 특별히 돈 많이 들인 곳들처럼 세련된 건 아니지만, 저희가 손으로 열심히 하나하나 만든 수유실, 수면실도 있죠. 아이들이 재밌게 놀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려고 매년 놀이방을 열심히 만들어내는 회원들이 있으니까요. 참, 응급약품 같은 경우에는 지방에서 소아과 전문의로 일하시는 박일성 의사 선생님이 지금껏 맑시즘에 계속 참가하시면서 최고급 약품으로 약상자를 만들어서 보내주시고 있어요. 올해도 새 의약품을 채워서 보내주시기로 했구요. 식사도 사 먹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맑시즘 준비팀이 집에서 다 만들어 와요.

아이들은 몇 명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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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제일 적게 온 날이 11명, 제일 많이 온 날이 18명이었어요. 아시다시피 우리가 포스터에도 빼놓지 않고 놀이방 얘기를 꼭 써넣고, 나름대로 특징적인 부대행사다보니까 사람들한테 소문이 나서요. 매년 계속 증가하는 추세거든요. 이번에는 주말엔 20명쯤은 오지 않으려나…… 10명쯤 왔을 때는 다같이 놀 수 있겠지만, 20명 정도가 되어버리면 그것도 힘들거든요. 그런 날은 6세 이하의 아이들, 7세 이상의 아이들로 나눠서 두 개의 팀으로 운영하려고 해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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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맑시즘에 오는 아이들 중에 현빈이라는 아이가 있어요. 작년 맑시즘 영상에도 나왔던 진짜 예쁜 아인데, 얘가 촛불집회에 나가서 “이명박이는 전과 14범이다” 라는 노래를 배워 온 모양이더라고요. 다른 노래가 나와도 아무 리듬이나 나오면 “이명박이는 전과 14범이다”를 불러대는 바람에 오히려 다른 애들까지 나중에는 그 노래를 따라 불렀어요.(웃음)

그리고 놀이방 매트나 시설 같은 걸 우리가 다 리모델링하다보니까 역시 시간이랑 체력이 많이 필요하죠. 제대로 잠도 못 자고 계속 일만하다가 사흘째쯤 되면 아이들이 낮잠 자는 게 눈물나게 부러워져요. 저번에는 어떤 아이가 품에서 계속 안 떨어지는 거예요. 내려놓으면 울고 안으면 자고. 재우느라 계속 안고 있다가 안은 채로 저도 아이랑 낮잠 자버린 적도 있어요.(정말 꿀잠이었다고...)

또 한 번은 좀 큰 아이가 전쟁놀이를 하자고 했어요. 그러더니 다른 애들한테 공 던지고 때리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데리고 나가서 ‘왜 전쟁놀이를 하고 싶니’ 라고 물어봤더니, ‘심심해서’ 라고 대답하길래 ‘안 심심할 수 있는 다른 놀이도 많다’고 얘기하고는 그 애가 다른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고 이끌 수 있는 놀이들을 하자고 했어요. 그러니까 즐거워하면서 그 놀이들에 참여하는 걸 본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제일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계속해서 놀이방을 매년 운영하면서 단 한 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다는 점이죠!

부모님들 반응은 어떤가요?

특히 어머니들이 정말 좋아하세요. 우리가 놀이방을 돈 받고 영리적 목적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라 활동의 일환으로서 운영하는 거잖아요? 놀이방이 가지는 정치적인 의의가 있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우리는 영리랑 아무 상관없이 당연히 아이들을 존중하면서 생활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준비하고, 꼼꼼하게 준비하게 되는 거죠. 그걸 알고 있으니까 신청해서 한 번 아이를 맡기셨던 부모님들은 꼭 다시 아이를 맡기러 오세요. 그러다보니 현빈이나 메이처럼 매년 만나게 되는 아이들이 있죠. 자라는 걸 매년 지켜보고 있다고나 할까요. 어떤 어머니들은 좋은 강연을 자신들만 들으시고 우리 놀이방팀은 애들 보느라 못 듣는다고 안타까워하시기도 하세요.

이번에는 어떤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나요?

(아이들 실제 맡기실 어머니들은 동영상 보세요! ^^ 자세하게 설명해 주십니다.)

비눗방울 놀이라는 게 있는데, 저희가 비눗방울을 불어주면, 아이들이 비누방울을 붙잡기도 하고 터뜨리기도 하는 놀이에요. 집중력을 키워주기 위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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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협동해서 공을 나르는 게임도 있고, 아이들에게 무해한 클레이 점토로 동물 모양을 만들기도 해요. 자기가 만든 동물을 따라하면서 훌라후프로 엉덩이 건너뛰기 같은 것도 하구요. 그리고 하늘이랑 바다에 자기가 원하는대로 종이를 접어넣어서 채우는 창의력 게임도 있어요. 다함께 주먹밥을 만들어서 같이 먹기도 하구요. 산책 나가서 체조를 배우기도 해요.

보육교사 선생님들이 준비팀과 함께 회의를 하면서 놀이들을 준비해요. 하지만 준비하는 회원들이 다들 열의가 있어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놀이를 개발할 수 있는지 책들을 찾아보면서 연구해서 오는 일도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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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같은 맑시즘 준비팀이었지만 이렇게나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야 알게 됐습니다.

그만큼 팀 하나하나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땀이 들어간다는 사실이죠. (후훗, 알고보면 이 블로그팀도 그런 땀과 노력이!)

이런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맑시즘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이 때문에 토론회 못 오신 분들, 걱정하신 분들, 걱정 말고 맑시즘에 오세요! 아이를 정말 사랑하시는 이슬기 선생님이 아이들을 꼭 안아 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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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뒷골목인터넷세상 | 2009/07/14 13:16 | DEL
영화'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가 있었습니다. 명문 웰튼고등학교 출신의 키팅선생(로빈 윌리암스 분)이 영어선생으로 부임하면서 파격적인 수업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오늘을 살라'고 역설하며 참다운 인생의 눈을 뜨게 합니다. Crepediem 즉 Enjoy present라는 의미의 말에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억압되고 왜곡된 한국사회에서는 또다른 키팅선생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비이성적인 생각이 정의시되고 양심의..
맑시☆ | 2009/07/02 14: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참, 인터뷰 정리는 앤윈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
마라 | 2009/07/02 16: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렇게 꼼꼼히 준비하는지 잘 몰랐어요...대단!!^^
홍묘_R | 2009/07/03 00:1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작년에 놀이방에 이틀간 자원봉사 했던 (위에 얼굴 노출됐네용 ㅋ) 사람인데요,
놀이방은 아이들을 맡겨 놓는 부모님뿐 아니라,
함께 놀이방을 자원하는 분들께도 많은 의미를 남길 수 있을 것 같네요~ ㅎ
올해도 맑시즘2009 고고씽~♡
맑시☆ | 2009/07/03 01:44 | PERMALINK | EDIT/DE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많은 걸 얻을 수 있겠죠.
하지만 놀이방을 해보진 않아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 못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고양이기지개 | 2009/07/03 00: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너무 재밌어 보여요. 저도 참여하고 싶어요. 어린이로써. (...)
맑시☆ | 2009/07/03 01:45 | PERMALINK | EDIT/DEL
저런! 그러고 보니 저도 어린이로 참가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0^
아프로켄 | 2009/07/03 02:0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만 24세 어린이 하나 추가요!!
노프 | 2009/07/03 16:08 | PERMALINK | EDIT/DEL
저런;; 아이들이 무서워하면 어쩌시려고
아프로켄 | 2009/07/05 03: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왜 나 어릴땐 '맑시즘'이 없엇던 걸가요>?> 우잉~ ㅠㅠ
전쟁놀이 따위나 하고 놀던 어린 날의 기억이 씁쓸하네요...

누군가의 것을뺐고 또 뺐기는 것이 놀이일 수 있었다니...
거기에 인의 가장 끔찍한 죄악이 전쟁이란 것과 놀이를 등치시킬 수 있었다니...

일상에서의 폭력이란 무서운 것이란 생각을 세삼 하게되네요!!
맑시☆ | 2009/07/05 20:52 | PERMALINK | EDIT/DEL
맞아요. 전쟁 놀이라는 게 참 말 자체가 무서운 말이죠.
어릴 때 맑시즘이 있지는 않았지만 ^^ 그래도 지금은 알지 않습니까 ㅋ
kkkclan | 2009/07/05 04: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렇게 쓰면 되는군요 ㅇㅅㅇ 나도 참가 어린이로 놀이방에서 쉬고싶다;;;
맑시☆ | 2009/07/05 20:52 | PERMALINK | EDIT/DEL
저런... 놀이방 선생님으로 자원해 보심이 어떨지 ^^
이명박 | 2009/07/05 07: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손수 집에서 만들어온다는 식사는 누구 집에서 만들어오는거임?
맑시☆ | 2009/07/05 20:51 | PERMALINK | EDIT/DEL
글쎄요 ㅎㅎ 믿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인 것 같은데요. 사실, 가장 안전한 음식은 집에서 직접 해먹는 음식인 경우가 많죠. 얼마 전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둔갑시켜서 판 호텔들이 적발된 데서 알 수 있듯이 말입니다.
연두 | 2009/07/06 13: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이제 어른이되서 놀이방에 가지 못하겠지만ㅋ
언젠가 아이를 낳게 된다면 꼭 맑시즘 놀이방을 데려가고 싶어지네요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계신 듯 해 아이를 맡겨도 안심이 될 듯 싶어요.
게다가 지금까지 작은 사고하나 없었다니 놀라울 따름.
노프 | 2009/07/06 14:44 | PERMALINK | EDIT/DEL
그렇군요! ㅇ_ㅇ! 아이가 있다면 ㅋ 맑시즘 놀이방 단골 아이가 되겠는데요?
고길동 | 2009/07/07 23: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 소개글은 댓글을 달지 않을 수 없군요^^ 고생들 많으십니다!
노프 | 2009/07/08 14:35 | PERMALINK | EDIT/DEL
그렇죠? ^^ 놀이방이 이렇게 철저히 준비되는지 올해에야 알게 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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