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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준비팀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청중들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팀이 어쩌면 제작팀일 거예요. 포스터, 리플릿, 외부 안내물 등 우리가 볼 수 있는 많은 물품들을 바로 이 분들이 디자인하니까요. 그러면서도 실제로 작업하는 것은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눈치 채지 못하는 팀이기도 하죠. 이 분들이 포스터나 리플릿을 만들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맑시즘을 알 수가 없겠죠. 홍보도 못하고요. 이 분들이 ‘골방’에서 ‘고생’하시는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맑시즘을 알 수 있게 되는 거죠. 맑시즘2009가 열흘 남은 13일, 19시간 만에 처음으로 제작실 바깥공기를 마신다는 제작팀 모모 씨를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제작팀의 면모, 블로그팀이 전격 인터뷰를 통해 ‘파헤쳐’ 드립니다! ^^* Q.제작팀이 하는 일은?맑시즘 관련해서 사람들이 ‘보는 것’을 제작하는 거죠. 온라인 오프라인 할 거 없이요. 리플렛이나 포스터, 웹자보 같은 건 물론이고 강연장 안내용 화살표, 강연장 내부 안내표도 만들죠. Q.그러면, 보기 좋게 홍보물을 만든다는 건가?![]() 디자인에 열중한 모모 씨(게임 아님) ‘보기 좋게’라는 게 좀 애매한데, 이게 ‘보기’만 좋아서는 안 되거든요. 한국이 컨텐츠에 비해 디자인이 엄청 발달했어요. 영어랑 비교해 보면 딱 나오죠. 한국어로 된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북한 인구 빼고] 5천 만 명인데, 디자인은 한국이 거의 최정상급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이게 아주 부정적인 효과를 낳았어요. 쿡이나 S-oil 선전 같은 걸 보면 얘들이 무슨 서비스를 어떻게 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의 일반적 특성일 수도 있는데, 제품의 특성은 감추고 이미지로만 포장을 하는 거예요. 나쁜 제품도 이미지로 잘 포장해서 좋게 보이도록 만드는 거죠. 저는 이런 ‘보기’는 추구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효과적인 정보 전달을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하죠. 그걸 위해 예쁘게 하는 거예요. 말하자면, 제작팀이 만드는 홍보물들은 강연, 문화행사 등 다른 팀이 준비한 것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가교거든요. 가교만 예쁘고 건널 수 없으면 안 되는 거죠. Q.맑시즘2009 포스터에 담겨있는 고려사항은?
![]() ‘컨텐츠 전달’이 우선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포스터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말해 은행, 스포츠 브랜드, 의류 광고 같은 것들과 비교하면 “예쁘다”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달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맑시즘2009를 한다”는 걸 알 수 있도록 하는 거였어요. 그리고 50여 개나 되는 강연이 있는데, 보기 좋도록 묶어서 배치하는 것도 고려 사항이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슥 봐도 뭔가 하나는 기억에 남도록 하는 거죠. 어쩌면 안 예쁘고, 투박하고, 촌스럽더라도 ‘내용’을 보고 ‘내용’이 기억에 남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작업은 ‘민주적 제작’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제작하는 사람들의 취향이나, 행사 준비 측에만 유리하도록 ‘포장’하는 게 아니라, 정보를 받아 보는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우리 행사의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제작한다는 거죠. 모든 디자인이 ‘보는 사람’ 입장을 고려하긴 하지만, ‘내용’을 솔직하고 충실하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사실 더 나은 사회를 바라며 만들어가는, 이윤을 중시하지 않는 행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지도 몰라요.) Q.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제 때 잘” 나오는 거죠. 이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포스터, 리플릿이 늦게 나오면 행사를 알릴 기회를 놓치게 되니까요. 예컨대, 시간표가 애저녁에 나왔는데 계속 제작팀에 묶여있다면 안 되겠죠. 그러면 다른 모든 팀들이 영향을 받는 거예요. 당장 포스터 붙이려고 기다리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허탕치지 않겠어요? 홍보 늦어지면 참가자 확보도 늦어지고 어우~ 연쇄 작용이 심하죠.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제 때 잘”이라고 생각해요. Q.말이야 쉽지만 실제로는 제 시간에 잘 내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우리가 하는 일이 모든 팀들의 결과물을 받아서 보기 좋게 버무려내는 일이다 보니까, 모든 팀한테 직접 영향을 받게 돼요. 리플릿을 하나 만든다고 하면 연사섭외팀- 문화행사팀- 놀이방팀- 서점과 가판 운영팀까지 최소한 네 개 팀의 영향을 받거든요. 리플릿 마무리 돼가는데 한 팀이 중요한 거 하나 추가하면 레이아웃이 다 엎어질 수도 있어요. 모든 팀의 결과물을 받아서 마지막으로 구현하는 팀의 특수성도 있어요. 각 팀은 대체로는 자신의 일을 잘 진행하면 되는 편인데, 포스터나 리플릿에는 준비된 행사들이 전부 들어가요. 그러면 각 행사의 비중을 고려해서 디자인해야 하거든요. 제가 아무리 문화행사를 좋아해도 시간표 자체보다 크게 넣을 순 없거든요. 텍스트가 급변하는 것도 난점 중 하나예요. 마붑 알엄 같은 연사는 <반두비>가 개봉하면서 많이 알려졌어요. 영화와 관련해서 더 알릴 필요가 있어졌죠. 이런 거 하나하나는 작아보이지만, 양이 엄청 많은 거예요. 이런 걸 조율하는 게 힘든 일이죠. 한정된 지면에, 각 행사의 비중을 고려해서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 그게 제작의 묘미인 동시에 난점이예요. Q.가장 힘들었던 에피소드는?저희는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2007년에 ‘맑시즘’이라는 이름을 처음 쓸 때… 그 때 포스터 시안을 서른여섯 개 만들었는데 그게 다 탈락했어요. 그러다가 마감 직전 30분 만에 디자인한 게 통과됐어요. (역시 ‘제 때’가 가장 중요한 거라는… ㅠ_ㅡ) 올해에는─ 이건 힘들다기 보단 새겨둘만한 일인데. 최근에 제가 바탕을 까만색으로 한 시안을 냈어요. 글자는 하얀 색이고요. 야심작이었죠. 그런데 배경색이 까만색이라 일거에 탈락했어요. 바탕이 까만색이면 글씨가 죽거든요. 정보전달이 목적인 홍보물에서는 쥐약인 거죠. 아쉬웠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었어요. 인쇄기술의 문제도 있고요. 보통 그런 식으로 디자인하면, 정해진 양보다 훨씬 많이 뽑은 다음 글자가 선명하게 안 나온 건 다 골라서 버려요. 그러면 돈도 훨씬 더 드는 거죠. 나이키 같은 큰 회사야 “까이꺼 두 배 찍어” 하겠지만 맑시즘은 안 그렇죠. 인터뷰하는 지금도 힘들다면 힘든 건데, 제가 어제 저녁에 제작실 들어가서 19시간 만에 밖에 나온 거 거든요. 오늘이 맑시즘 열흘 전인데, 이 때쯤 되면 다른 팀도 기획하던 일을 구현하는 단계에 들어오기 때문에 일이 확 몰려요. ‘골방’에서 나오질 못하죠. 작년에 제작팀 어떤 분은, 맑시즘 행사 기간에도 내내 일하다가 마지막 날에야 바깥에 나와서 자기가 만든 것들이 붙어있는 모습을 처음 봤대요. 강연을 많이 듣도록 권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힘들 때가 있죠. 올해는 준비 상태가 좀 좋아서 강연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후기늘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일이지만 체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꼭 밥을 먹어야 한다면서 열심히 식사를 하시던 모모 씨 모습이 유난히 기억에 남네요. 늘 포스터를 붙이고, 리플릿을 나눠주면서도 제작팀에 대해서는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노고가 많으셨군요. 맑시즘은 보이는 곳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많은 분들이 열심히 일해주시기 때문에 이렇게 10회가 되도록 존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성공적인 맑시즘을 위해서 오늘도 디자인 시안들과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을 제작팀의 모두에게 맑시즘에 참가할 한 명으로서 박수를 보냅니다 :) [덧] 인터뷰를 마치고 모모 씨는 이틀 동안 집에 가지 못하고 제작실에 틀어박혀 포스터만 디자인했다고 했습니다. 포스터 마감 시한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제 때 포스터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든든함이 느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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