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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3 15:36

▶맑시즘2011 : 변혁이냐 야만이냐, 7.21(목)~24(일), 고려대학교, 주최_ 다함께

간지
김규항 씨는 7월 26일(토) 오전 10:00 ~ 오후 11:40에 “이명박 장로 치하, 예수의 삶을 통해 진보의 희망을 찾다”라는 주제로 강연하십니다.(요일과 시간이 변경되었습니다 꼭 시간표 확인해주세요!! 맑시즘 홈페이지 주요 연사 소개 가기)

맑시즘2009 연사 리스트를 보고 만세를 불렀던 건, 제가 김규항 씨의 강연을 몹시도 듣고 싶었기 때문이죠. 대학 시절, 학생회가 누구 강연을 듣고 싶냐고 설문조사를 할 때면 항상 ‘김규항’ 이름 석 자를 적어넣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합니다. 그러나 한 번도 김규항 씨가 초청된 적은 없었죠. ㅡㅡ;; 나중에 어느 소문에선가 들었는데 강연에 나서는 것을 별로 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맑시즘2009에 김규항 씨가 오신다니! 이건 뭐 기대감이 두근두근!

제가 김규항 씨를 가장 잘 소개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제 개인적 기억들과 엮어서 소개를 해 보죠.(이하 존칭 생략, 경어체 생략하겠습니다.)

독사의 새끼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2001년 어느날, 한겨레 칼럼에서였다. “독사의 새끼들”이라는 제목의 칼럼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천대받는 땅 갈릴리 출신의 불한당들, 예수와 그 제자들은 유태교회 지도자들과 사사건건 갈등을 일으켰다. 결국 예수가 죽임을 당하는 계기가 된 그런 끊임없는 갈등의 핵심에 안식일 논쟁이 있다. 유태 사회의 유일한 법이자 윤리인 율법엔 안식일(말 그대로 쉬는 날)에 일하지 말라 적혀 있다. 그것은 신이 엿새 동안 세상을 만들고 하루 쉬었다는 창세기의 에피소드를 근거로 했다. 신이 쉬었으니 너희도 신처럼 쉬어라. 문제는 안식일에 쉴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안식일이고 뭐고 하루라도 쉬면 당장 굶게 되는 사람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지 못하는 그들을 교회지도자들은 `죄인'이라 불렀다. 예수는 그런 현실에 분노했고 선언했다. “독사의 새끼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게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

- 김규항, 독사의 새끼들

전통적이고 독실한 크리스찬이었다가 민중신학에 막 끌리는 참이었던 나에게 김규항의 다음 선언은 충격이었다.

예수 이후의 신은 유태인의 신도 교회의 신도 아닌 온 우주만물의 신이다. 모든 인간은 신의 아들딸이며 신 앞에서 인류는 형제자매다. 인종이 무엇이든, 종교가 무엇이든, 신분이 어떻든. 자, 저 아프리카 어느 마을에 이 순간 굶어 죽어가는 아이가 있다. 당신이 기독교인이라면, 그 아이는 바로 당신의 동생이다. 굶어죽어가는 어린 동생을 외면한 채 오늘은 무얼 먹어 이 권태로운 창자를 달랠까 고민하는 당신은, 아버지인 신 앞에 큰 죄인인 것이다.

- 김규항, 독사의 새끼들

B급 좌파

내가 그를 다시 만난 건 그의 책, 《B급 좌파》를 통해서였다.[각주:1] 거기서 그의 ‘예수론’을 다시 만났다. 김규항의 예수는, 김규항이 어머니(?)의 성화를 못 이겨 교회를 갈 때면 늘상 교회 앞까지 김규항과 함께 갔다가 손을 살며시 놓고 화려한 교회 앞, 문 옆에 웅크리고 앉아 자신을 기다린다고 했다.

예수전

예수전
그리고 그의 《예수전》이 출판됐을 때, 나는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좋은 서평이 몇 개 나왔지만, 그의 《예수전》을 한 크리스챤 블로거의 말로 소개한다. 이 블로거는 이렇게 김규항의 책을 소개한다. “[《예수전》은] 김규항이 보는 예수다. 마가복음 강해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철저히 '진보'의 시각에서 예수를 설명하고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약간 거북할 수도 있겠으나 크리스찬의 한 사람인 나는 잘 읽었고, 참 좋았다. 한 구절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그러나 그 이적이 과학적 사실이라는 걸 입증한다고 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만일 예수가 물 위를 걸은 게 사실임을 입증하면 모든 사람이 예수를 존경하고 신앙하게 되는가? 우리는 예수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마술사'라서 존경하고 신앙하는 게 아니다. 그 이적에 가르침과 깨달음이 담겨 있지 않다면, 그 이적이 우리의 삶에 변화와 감동을 줄 수 없다면 아무리 놀랍고 신비스러운 이적이라 해도 단지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예수전』p.82 중에서 / ‘조금은 다르게 보기 - 김규항의 [예수전]’에서 재인용

이명박 장로 탓에 기독교가 통째로 욕을 먹고 있지만, 모든 기독교인이 이명박인 것은 아닌 것 같다.

마지막으로 〈레프트21〉에, 최일붕[각주:2]이 ‘예수 얘기를 통해 본 어느 좌파의 자화상’에서 김규항의 《예수전》을 언급/논평한 것을 인용하며 글을 맺는다.

나 자신은 예수가 십중팔구 역사상의 실존 인물이 아니라 신화상의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의 하나 그가 정말 실존 인물이었다면 김규항이 묘사한 것과 흡사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레프트21, 예수 얘기를 통해 본 어느 좌파의 자화상

  1. 물론 그의 ‘겸손’과 달리 그는 전혀 B급이 아니다. [본문으로]
  2. 최일붕 씨는 맑시즘의 또 다른 연사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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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Andantino | 2009/07/04 00:37 | DEL
블로그를 하다보니 김규항(http://gyuhang.net/)이라는 사람을 알게 됐고, 간단명료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그의 문체에 매료됐다. 진보적인 생각을 하고, 그에 걸맞게 행동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블로그를 구독하며 몇 년동안 봐왔던 터다. 물론 블로그에 올리는 글을 통해 볼 수 있는 모습이란 한정되어 있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거기에 거짓이 있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런 김규항이 보는 예수다. 마가복음 강해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철..
론도 | 2009/07/03 21: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김규항이다 *-*
노프 | 2009/07/03 22:11 | PERMALINK | EDIT/DEL
저는 김규항 팬이랍니다. ^^ 고래가 그랬어를 보여줄 꼬맹이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드는.
BlogIcon poise | 2009/07/04 09: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 글이 어딘가에 인용되다니 신기해요. ^^
가까우면 강연도 들으러 가면 참 좋을텐데 아쉽네요.
노프 | 2009/07/04 19:14 | PERMALINK | EDIT/DEL
^^ 뭘요, 김규항 예수전으로 검색하니까 상위에 뜨던 걸요. 읽어보고 딱 괜찮고 원하는 내용이라서 바로 인용해 왔습니다. 이렇게 직접 방문까지 해 주시고 감사합니다! 저도 곧 읽을 생각인데, 어떤 책인지 아는데 도움이 됐어요. 이 글 보는 분들도, 인용된 poise님 글을 통해서 김규항 씨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죠.
BlogIcon 아프로켄 | 2009/07/05 03:09 | PERMALINK | EDIT/DEL | REPLY
B급 좌파 - 나는 왜 불온한가.
한번 꼭 봐야지 했던 책인데... ㅎ 아직 안 읽어봤네요.
한번 강연 먼저 들어보고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용! ^ ^
맑시☆ | 2009/07/05 20:59 | PERMALINK | EDIT/DEL
나는 왜 불온한가는 저도 못 봤지만, B급 좌파는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칼럼 모음집인데, 소장가치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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